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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0

1년 4개월 간의 첫 정규직 회사 생활을 마쳤다.

처음 부터 이 회사여야 한다는 목표나 간절함은 없었지만,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해 첫 직장 생활을 좋은 복지의 회사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업무 특성 상 공휴일과 주말에도 울려대는 클라이언트의 연락과,

주어진 일을 마치려면 업무 시간에는 다 끝낼 수 없어서 매일 이어지던 연장 근무,

때론 주어진 일을 마쳤음에도 클라이언트의 컨펌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연장 근무,

신입이라 지레 불편했던 것인지 은근한 텃세 때문이었는지 매일 더부룩하던 속,

내 손짓 한 번에 수백, 수천, 많게는 억이 오가는 업무에 따른 불안함 (새벽에도 일어나 더블 체크를 하곤 했다) 

등등... 참 많은 스트레스 요인이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하고 싶던 일이 아니라는 게 퇴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나보다 먼저 근무 중이신 분들께도, 늦게 들어오신 분들께도 다 여쭤봤다.

어쩌다 이 업계에 몸 담게 되셨는지.

누군가는 열정이 있었고, 누군가는 나처럼 배운 게 이것 뿐이라, 누군가는 미디어 등에서 비춰지는 멋진(?) 모습에 반해서..

참 여러 가지 이유를 듣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일이 재밌고 멋져보이고 '하고 싶어서' 들어왔다는 이유가 많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다니고 싶지 않았던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 없이 밀려왔다.

어쩌면 내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누군가에겐 정말 간절한 자리인데 그걸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정말 내 뜻대로 나보다는 더 간절하신 분께 내 자리를 넘겨드리고 왔다.

내가 다닌 회사에 다니고 싶어서 정규직도 지원했다가 떨어졌는데, 포기하지 않고 인턴까지 지원하셨다는 분이었다.

원래는 티오가 없어서 전환이 되지 않을 인턴 자리였는데,

마침 내가 나가게 되면서 정규직으로 전환 고려 중이라는 말을 듣고 기뻤다.

역시 나보다는 더 열정 있는 분께 맞는 자리 같아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그 분 칭찬을 엄청 했다 ㅋㅋ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점은...

그 분은 나의 경력(?)을 보고 나를 대단하게 생각하셨는데, 정작 나는 그 분의 업무 스타일과 성품을 대단하게 생각했다.

역시 사람은 다 본인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나보다 ㅋㅋ)

 

짧은 시간이나마 정석대로의 루트를 경험했고, 이제 나는 나만의 또 다른 길을 찾아 가겠지.

늘 하루 종일 누워있고 싶다고 외쳤지만 막상 퇴사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좀이 쑤시긴 한다.

이번 목표는 조급해 하지 않고, 가슴이 설레는 일을 찾기!

그러기 위해서 천천히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남은 2022년 파이팅!!